보배 큐레이터 스물 한 번째 이야기
“이건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이 아니라 그냥 건강 영양제예요”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환자분들께 정말 자주 듣는 말 중 하나입니다.
수술 전 상담을 하거나
입원 준비를 하면서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있는지 여쭤보면,
많은 분들이 혈압약이나 당뇨약 같은 처방약은 말씀하시면서도
평소 챙겨 드시는 영양제는 목록에서 빠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의 관점에서는
환자가 먹는 영양제 역시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입니다.
저는 미국 병원에서 오랜 시간 간호사로 근무하며
수많은 환자분들을 만나왔습니다.
그 현장에서 반복해서 느낀 가장 안전한 약 복용 원칙은 하나입니다.
처방약뿐 아니라, 내가 입으로 먹는 모든 건강 보조식품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
영양제, 한약, 건강 차, 분말 제품, 다이어트 보조제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처방약이 아니어도 몸 안에서 작용합니다
많은 분들이 영양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살 수 있기 때문에
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양제가 우리 몸에 좋은 효과를 기대하고 먹는 것이라면,
그만큼 몸 안에서 실제로 작용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떤 성분은 간에서 약이 분해되는 과정을 바꿀 수 있고,
어떤 성분은 혈액 응고, 혈압, 혈당, 진정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성분은 처방약의 효과를 약하게 만들거나,
반대로 부작용을 더 크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혈압약, 당뇨약, 심장약, 항응고제, 수면제, 진통제 등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영양제를 “약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빼놓으면
의료진이 전체 복용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병원 진료나 수술 전 꼭 알려야 하는 성분들
다음 성분들은 병원에서 새로운 약을 처방하거나,
수술·시술을 준비할 때 특히 확인이 필요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 오메가3
오메가3는 심혈관 건강을 위해 많이 복용하는 성분입니다.
과거에는 수술 전 출혈 위험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오메가3가 실제 수술 중 출혈을 뚜렷하게 증가시킨다는 근거가 일관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대로 계속 복용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수술 종류, 복용량, 함께 먹는 약, 개인의 출혈 위험에 따라
의료진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수술 전에는 반드시 복용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 은행잎 추출물
은행잎 추출물은 혈액순환을 돕는 목적으로 많이 복용합니다.
하지만 혈액 응고와 관련된 약을 복용 중이거나
수술·시술을 앞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라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 마늘 추출물
음식으로 먹는 마늘과
고용량으로 농축된 마늘 보충제는 다르게 보아야 합니다.
마늘 추출물 보충제를 장기간 또는 고용량으로 복용하는 경우
출혈 위험이나 약물 상호작용과 관련해 확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홍삼·인삼
홍삼과 인삼은 한국 분들이 정말 많이 드시는 건강식품입니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혈당, 혈압, 수면, 심박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일부 약물과 상호작용 가능성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특히 당뇨약, 혈압약, 심장약,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라면
“건강식품이라 괜찮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꼭 알려야 합니다.
- 세인트존스워트
세인트존스워트는 우울감, 기분 변화, 갱년기 증상 완화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성분은 여러 처방약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피임약, 항우울제, 면역억제제, 심장약, 항응고제 등
다양한 약과 상호작용할 수 있으므로
복용 중이라면 반드시 의사나 약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 비타민 K
비타민 K는 혈액 응고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와파린을 복용 중인 분에게는
비타민 K 섭취량의 변화가 약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타민 K를 무조건 피하는 것이 아니라,
식사와 영양제 섭취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의료진과 상의하여 조절하는 것입니다.
한약,건강 차, 분말 제품도 꼭 말해야 합니다
하지만 의료진의 입장에서는
이 역시 중요한 복용 정보입니다.
특히 성분이 여러 가지 섞여 있는 제품은
정확히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기 어렵고,
간 대사나 혈압, 혈당, 출혈 위험, 진정 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수술 전이나 새 약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 정도는 말 안 해도 되겠지” 하지 말고
가능하면 제품 사진이나 포장지를 함께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에 갈 때 가장 안전한 습관
영양제를 전부 끊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임의로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처방약이든 영양제든
의사나 약사와 상의 없이 스스로 중단하거나 변경하면
오히려 혈압, 혈당, 심장 질환, 통증, 수면 문제 등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어떤 약은 계속 먹어야 하고,
어떤 약은 며칠 전부터 중단해야 하며,
어떤 영양제는 1–2주 전부터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결정은 수술 종류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의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가장 좋은 습관은 간단합니다.
병원이나 약국에 갈 때
내가 먹는 모든 약과 영양제의 목록을 가지고 가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병 사진을 찍어두어도 좋고,
종이에 이름과 용량, 하루 복용 횟수를 적어두어도 좋습니다.
가능하면 다음 정보를 함께 적어두세요.
✓ 제품 이름
✓ 성분명
✓ 용량
✓ 하루 복용 횟수
✓ 언제부터 복용했는지
✓ 왜 복용하고 있는지
이 작은 준비가
진료실에서는 큰 안전장치가 됩니다.
💎 오늘의 작은 보배
“병원 약은 꼬박꼬박 먹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영양제까지 말해야 하는 줄은 몰랐어요.”
환자들로 부터 이런 말씀을 참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내 몸속에 들어가 작용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의료진에게 영양제도 중요한 약물 정보입니다.
나의 건강을 위해 정성껏 챙겨 먹는 영양제가
오히려 내 몸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앞으로 병원에 가실 때는 내가 먹는 모든 것을 당당하고 꼼꼼하게 알려주세요.
솔직한 복용 기록을 의료진과 공유하는 것,
그것이 안전하고 건강한 노후를 지키는
가장 지혜로운 첫걸음입니다.
🌷 오늘의 보배였습니다.
📚 참고 자료
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Health. Herb-Drug Interactions: What the Science Says.
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 Herbal and Dietary Supplements and Anesthesia.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Dietary Supplements: What You Need to Know.
Akintoye E, Sethi P, Harris WS, et al. Fish Oil and Perioperative Bleeding. Circ Cardiovasc Qual Outcomes. 2018;11(11).
Asher GN, Corbett AH, Hawke RL. Common Herbal Dietary Supplement–Drug Interactions. Am Fam Physician. 2017;96(2):101-107.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 제공을 위한 글입니다. 개인이 복용 중인 처방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은 건강 상태, 수술 계획, 복용 중인 약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거나 변경하지 마시고,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여행, 골프, 음식, 투자 그리고 시니어 라이프까지,
우리 삶을 더 풍요롭고 가치 있게 만드는 작은 보배들을 찾아 정성껏 전하고자 합니다
